Inglourious Basterds (2009) by 꿀우유

뭐가 됐건, 통쾌함의 연속으로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인함 따윈 아랑곳하지도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치패거리에 가해지는 몽둥이찜질이나 칼빵은 반가워야하는 것 아닌가. 좌우앞뒤에서 터져나오는 탄식들. 이런 폭력들이 잔인한가? 유태인에 대한 근원모를 혐오와 폭력에, 그리고 그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제스처로 일관하는 묵인에 비명을 질러야 마땅하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른다는 도덕적인 명제에 대해서는 첫번째 파트에서 부족함 없는 조치를 내린지 오래다. 그 첫번째 파트에서부터 120%의 몰입과 그 이상의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2시간 넘어가는 영화중에 거의 처음으로 러닝타임을 의식하지 않고 엉덩이나 허리에 뻐근함도 느낄 새 없이 신나게 봤다. Inglourious Basterds의 악소리나는 활약, 그리고 아름다운 쇼샤나-Mélanie Laurent의 복수극에 제대로 빠져들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캐스팅 하나하나도 딱 맘에 들었는데 이전에 그의 출연작을 볼 기회가 전혀 없어 더욱 인상적이었던 크리스토프 발츠는 내 악역리스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브래드 피트는 벤자민 버튼에서보다 52배 정도 근사했다. 그 찌푸린 얼굴과 깽깽거리는 말투에서 스내치가 연상되기도.
드라마틱한 연출과 BGM들에 씩 웃으며 우리가 그의 영화에서 보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제대로 부응해주시는데에 흡족할 따름이었다. 한없이 가벼웠다 처절해지기를 반복하는 당대의 무드도 좋았고. 여기까지가 딱 나의 느낌이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권선징악에 대해 관객들의 의견은 엇갈릴지도 모르겠다. 고선생님의 유대박물관 포스팅을 보면서 문득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도 생각났고, 어쨌거나 이런 다양한 사회문화적인 접근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덧글

  • 홈요리튜나 2009/11/05 14:51 #

    브래드피트 특유의 마이페이스?스러움은 언제봐도 참 매력적이예요
    장교특유의 말투도 잘 소화해냈구
    그나저나 쿠엔틴 특유의 뽕빨스러움을 좋아하는지라 그게 좀 부족했던게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 꿀우유 2009/11/05 21:13 #

    훈남 역할보다 뭐 하나 꼬인 역할 맡을 때가 좋아요!
    아무래도 데쓰프루프랑 비교하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는데 영사실의 최후에서 빵 터져서 그냥그냥 만족했어요. ㅋㅋㅋㅋㅋ
  • 고선생 2009/11/05 17:10 #

    독일로선 부끄러운 과거사를 독일 자체가 인정하고 수용하며 관련된 표현의 자유를 한껏 이용한 문화상품들이 나온다는 건 확실히 독일의 대인배스런 배포인 것 같습니다. 똑같은 부끄러운 과거를 미화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일본과는 다르죠.
    리뷰를 읽어보니 저도 보고 싶네요.
  • 꿀우유 2009/11/05 21:13 #

    ㅇㅇ 확실히 일본과 비교돼요.
    꼭 보세요! 고선생님도 만족하실 거에요. :)
  • 英君 2009/11/06 12:42 #

    호오 @_@ 얼마 전에 피아니스트를 보고 뭔가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더랬는데, 이 영화도 보고 싶네요!
  • 꿀우유 2009/11/07 12:41 #

    표현방식은 많이 다르지만 만족스럽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 크릉 2009/11/11 17:03 #

    "2시간 넘어가는 영화중에 거의 처음으로 러닝타임을 의식하지 않고 엉덩이나 허리에 뻐근함도 느낄 새 없이 신나게" 정말요. 정말. 타란티노에게 바라던 건 모두 충족해준 영화였어요. 솔직히 저에겐 타란티노란 길티 플레져인데도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친구에게 "나 타란티노를 너무 좋아해"라고 고백하기도. ㅎㅎㅎ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