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part 5 (마지막) by 꿀우유


마스트리히트 다녀온 요전 포스팅에 숙소 돌아와서 저녁 먹은 사진을 빠뜨렸다 ㅎㅎ 지역별도, 날짜별도 아닌 어중간한 구분 ㅡ ㅡ

숙소에 돌아왔더니 하늘이 요래요래 하길래 사진도 찍고

저녁식사 하기까지 울 남편 매우 고생시켰다 ㅠ 난 양식이 먹기가 싫고, 울 남편은 여기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먹고 싶고... 근데 진짜 한국음식, 일본음식 먹고 싶은 상황에서 괴기, 기름기 좔좔, 칼질, 이런거 너무 싫은 것 ㅠ ㅠ 그래서 남편 눈치 봐가며 타이 레스토랑에 자릴 잡았는데 앉아서 먹는 손님들 상태는 괜찮아보이더니 가게 구석구석이 영 산뜻한 청결함과는 거리가 멀고, 결정적으로 우리 바로 옆 테이블에 며칠은 씻지 않은 것 같은, 냄새나는 남자분이 앉으시더니 막 하는 행동도 불결해서 나는 입맛을 완전 잃고 도망치듯 나왔다. 남편도 타이음식 보다는 그리스음식이 좀더 위안이 되는 것 같아 다른 후보였던 그릭레스토랑에 자릴 잡자 소박하지만 깔끔하고 쾌적한 내부에서 센스있는 스탭의 서비스 받아가며 기분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다음 날은 공항 가는 길에 브뤼셀에서 미니관광. 마스트리히트에 대만족한 남편이 너무 시시해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그냥 즐길 만 했다. 이 날 오줌싸개한테 들어온 의상 입히는 이벤트가 있는 날이라 지난 번 갔을 때보다 훨씬 업된 분위기였다. 괜히 그 분위기에 우리 남편도 열심히 찰칵찰칵 ㅋㅋ

요 중앙광장도 실제로 보니 멋지다며 찰칵찰칵.

점심은 내가 가장 기다리던 홍합 타임! 사실 전날 저녁도 홍합바 가려고 했는데 만석이라 그래서 타이레스토랑이며 그릭레스토랑이며 전전했던 것 ㅠ ㅠ 지난번에는 적당히 먹자골목에서 저렴한 세트로 즐겼지만 이 날은 두번째 방문이기도 하고 남편도 함께니까 맛집 검색해서 살짝 거리가 있는 식당을 찾아갔는데 브뤼셀의 울퉁불퉁 돌길을 캐리어 끌고 이렇게나 걸린다며 왜 우리 부인은 매번 가고 싶은 식당을 찍어놓고 애써 찾아가는 걸까 말은 안해도 얼굴에 써있던 울 남편,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이 사람아... 시원한 국물이 간절했던 나는 홍합은 말할 것도 없고 생선스프에 감동 또 감동하며 들이켰고 우리 남편은 다 맛있게 먹었지만 이 집에서 직접 굽는다는 빵을 식사 다 하고도 맛있다 맛있다 무한반복 했다.

공항 가는 버스 타려고 북역 가는 길에 잠시 커피타임.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벨기에에서 유효한 스벅 1+1 쿠폰이 있어서 유용하게 썼다.

고가의 벨기에 철도 대신 저렴한 시내버스 타고 공항까지 시내구경 잘- 하고, 공항이 있는 변두리 지역 Zaventem도 은근 아담하고 예뻐서 기분좋게 공항에 도착했는데 로마행 체크인을 하려 하니 남편은 문제가 없는데 나는 티켓이 없단다. 정확히는 Reservation은 있는데 Ticket이 없단다. 그게 말이 되냐고 묻자 가능한 일이란다 ;; 그러면서 일본 에이전시에 알아보라고... 나는 브뤼셀이고 일본은 자정이 넘었는데 뭘 어쩌라고... e-ticket을 제시하자 필요한 항목들을 참조해서 아, 여기 니 티켓 있다 이러더니 얼굴엔 수심이 한가득. 옆 직원이랑 지들 말로 떠들지만 분명 들리는 오버북킹, 노싵... 지들 실수로 오버북킹 받아서 나한테 배정해줄 좌석이 없다는 거네... 어쨌든 남편은 차질없이 돌아가서 출근을 해야하니 혼자라도 게이트에 가라고 했지만 발이 떨어질 리가 없다. 이 시도 저 시도 다 해봐도 고개만 젓던 알이탈리아 직원은 결국 로마행은 좌석이 없으니 최종목적지인 나리타 직항을 타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럼 우리 로마 1박은...? 예약해놓은 호텔은...? 야경은...? 로마 간다고 여행하는 동안 피자는 거들떠도 안봤는데... 내 리조맛 젤라또는? 그라니따는...? 여행 중에 컨디션도 영 별로였고 빨리 우동 한그릇이 간절했던데다 로마는 이전에 들러봤던 나야 그렇다 치지만 남편은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지금은 일정보다 늦어지지 않게 집에 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해-! 그리고 경유편보다 직항이 훨씬 간편한 것은 사실이니까! 잃은게 있으면 얻는게 있으므로 그냥 얻는 것들에 주목해서... 그렇게 나리타 직항에 탑승해버리게 됐다.

직항편도 좌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던 터라 서로 떨어져 앉았지만 이륙해서 한 끼 먹고 영화 한 편 보고 자고 일어나서 영화 하나 틀고 한 끼 먹자 착륙. 아, 이런 쾌적한 직항! 전일본공수답게 카레가 있어 카레 선택. 나머지 메뉴도 카라아게였다. ㅋㅋ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도 넘나 맛있게 잘 먹었다.

아침은 서양식이랑 죽 중에 죽을 선택. 생각보다 맛있어서 다 먹었더니 배가 불러 와플과 요거트는 남겼다.
영화는 이륙할 때 조작된 도시, 착륙 전에 서바이벌 패밀리로 한국영화 한 편과 일본영화 한 편을 각각 봤는데 조작된 도시는 등장인물들이 게이머들이라 그런지 게임스러운 특수효과들의 세련미가 너무 떨어져서 한 번, 이야기와 캐릭터의 직선적인 단순함에 또 한 번 놀랐지만 매무새 좋은 요즘 영화들 속에 또 그런 신선한 맛이 있어서 ;; 킬링타임용으로 적당히 봤다. 서바이벌 패밀리는 두 주인공 캐스팅 때문에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흥미로운 소재에 나름 생각하게 하는 괜찮은 영화였다. 츠마부키 사토시와 러브라인이던 후카츠 에리가 코히나타 후미요와 부부연기... 뭐 워낙 동안이고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덕분이라고 하자 ㅎ

나리타 도착해서, 집에 가는 길에 쿨쿨 자다 적당히 들른 마루가메 우동집에서 남편은 국물있는 걸로, 난 이 집에서의 내 훼이보릿 겨란 & 명란젓 토핑 ft. 카키아게로 타지 음식에 지쳤던 속을 풀어줬다. 무슨 패스트푸드로 속을 풀었다고 ㅋㅋㅋ 아냐, 마루가메는 패스트푸드 그 이상이닷!! ㅠ ㅠ 이 지점이 몫이 좋은건지, 그냥 저녁시간이라 그랬던건지 엄청 장사가 잘 되고 있었다. 맛이야 마루가메 그 맛. 여행 때 먹은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다며 ㅠ ㅠ 둘다 폭풍흡입. 그럼 뭐하러 그 장시간 비행을 해서, 시간 들여 돈 써서 여행을 가냐는... 내 고장 밥 맛난거 확인하러 가는 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