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두 끼, 책이 있는 장어집 / 말복기념 닭도리탕 by 꿀우유

언니가 와있는 동안 같이 동네에서 타베로그 점수가 가장 높은 장어집에 가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단체손님 예약 때문에 물거품이 되고 ㅠ ㅠ 언니는 장어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으니 괜찮다고 했지만 난 8월 들어 왜 갑자기 장어가 먹고 싶은건지, 딱히 몸이 허한 것도 아닌데 ㅋㅋㅋ 
그래서 월요일 오전,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남편과 통화중에 남편이 맛있는걸 먹고 들어가라길래 장어가 먹고 싶지만 다음에 같이 먹자고 했더니 혼자라도 먹으러 가라는 거다. 우리 남편, 나의 혼밥 레벨을 너무 잘 아는 것...
맛있는건 둘이 먹어야 더 맛있는건데, 그래도 먹고 싶을 때 먹어야지! 하고 얼른 근처 장어집을 검색해서 가까이 있는 적당한 집을 찾아냈다. 점심세트 중에 장어덮밥 세트를 주문하고, 여기저기 놓여있는 책들을 뒤적거리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이 동네는 최근에(아마 작년? 올초?)에 미술관과 도서관이 함께 있는 시립시설이 개관을 했는데 그 도서관의 동네 보급형같이 「마을 속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동네의 여러 상점, 사무실 등에 운영되고 있어서 보유한 서적을 책장에 진열해 가게 손님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자유열람 책장이 있는 상점이 꽤 많다. 이 가게도 그 중 하나인지도. 생활 속에서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맘에 드는 지역문화이다.
장어덮밥, 국, 무채를 올린 두부와 야채절임이 나왔다. 심플하니 딱 맘에 드는 구성. 장어 먹으러 왔지만 다른 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있고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장어에 딱 좋은 곁들임이라 내 평소 식사에 비해 볼륨이 좀 있었음에도 어렵지 않게 완식할 수 있었다.
입 안에 넣는 족족 살살 녹아 없어지던 장어... 소스맛이 비슷하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한입 먹을 때마다 한국 숯불갈비맛도 생각이 나서 요즘 유난히 치미는 한국음식에 대한 갈증도 좀 해소가 된 느낌이다.



그제는 갑자기 찜닭 생각이 나서 마침 어제가 말복이기도 하길래 닭봉 두 팩이랑 넓적당면을 사왔는데 남편이 닭도리탕으로 하면 안되겠냐고... 나 혼자 맛난 장어덮밥 먹고 왔으니 흔쾌히 남편의 리퀘스트에 응하기로. 
닭봉에 소금, 후추, 마늘파우더(from 아이허브), 허브로 밑간 살짝 해놓고 감자, 당근이랑 함께 물 자작자작 부어 간장, 고춧가루, 설탕 등으로 양념하고 빠글빠글 끓을 때 양파랑 파랑 넣고 그냥 집에 있어서;; 꽈리꼬추도 잘라넣었다. 찜닭이었으면 오이랑 당면도 넣었을테니 다소 허전한 재료를 보충하는 차원에서.
짜잔- 요래 완성. 저 멀리서 받은 사랑의 택배 속 귀한 감자라 그런지 감자맛이 정말 환상이었다. 더 많이 넣었음 좋았을걸!! 당근도 달콤하니 맛있었고~ 뭣보다 좋아하는 닭봉만 드글드글하니 나는 행복했는데 나와는 달리 퍽퍽한 살코기 좋아하는 남편은 앞으로 여러 부위 골고루 사용해달라는 코멘트를. ㅋㅋㅋ 미안해 남편, 다음에 장볼 땐 기억할게! 포스팅 보시는 분들도 남은 8월 건강하고 맛난 식생활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