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시즌의 시작 by 꿀우유

한낮은 아직 늦가을 모드인데 할로윈이 끝나고는 어딜 가나 연말 데코레이션이다. 이제 12월도 시작됐으니 늦가을 날씨가 고맙긴 해도 빼박 겨울느낌, 연말느낌... 난 단지 뭔가 보였다 하면 남편이에게 폰을 건넨다. ㅎㅎ


원래도 아무 때나 틀어 보는 올타임훼이보릿 영화지만 역시 이맘 때가 되면 그 빈도가 높아진다. 나는 현실의 뉴욕에는 큰 로망이 없는데 영화로 보는 뉴욕은 너무 좋아서 여름 빼고 모든 시즌의 뉴욕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들 가운데 주요한 하나이다.


같이 병원에 정기검진 갔다가 다운돼버린 나를 남편이 데려가준 식당. 원래 처음 이 동네에 집 알아보러 오던 날 남편이랑 같이 들러보고 싶었던 곳인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불가능했고 이사와서도 늘 휴일, 브레이크타임에 걸려 좀처럼 가보지 못하다가 남편이 동료와 저녁먹고 와서는 연말이라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며칠 후 같이 가 본 것이다. 과연. 들어서면서부터 기분이 좋아. 사실 주차할 때부터 맛난 냄새에 들뜨기 시작했어...


사실 요즘 자주 피자와 파스타가 생각나서 피자랑 파스타를 주문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당연히 스테이크나 함박을 주문할 생각이었다 ㅋㅋ 절충하여 함박과 피자를 주문했다. 피자나 먹어야지 했는데 피자뿐 아니라 남편이 맛있다며 잘라준 함박도 엄청 맛있어서 가리지 않고 와구와구 먹었다. 샐러드바까지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며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먹은 식사였다. 다음날 바로 또 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맛있었다... 연말연시 외식은 다 이 집서 해버릴까...



올해 첫 송년 파티도 다녀왔다. 주최측의 생각보다도 성황이었다고 할 정도여서 집에 가서 야식 해야하나 했는데 다들 먹는 것 이상으로 마시는데 열을 올려서;;  평소 식사양만큼 충분히 먹었다. 종류는 많지 않았는데 하나하나 야채 넉넉히 쓴 맛깔스런 메뉴들이라 좋았고 특히 한식풍으로 만든 돼지고기 요리가 좋았다. 사랑하는 어니언링도 실컷 먹은 기분 ㅋㅋ


나오는 길에 포토존에 경쟁자가 없길래 ㅋㅋ 얼른 남편에게 트리 사진도 한 장 찍어받음. 이 동네 이사온 이후 가장 곱게 화장한 날인데 사진이 없어서야!! 집에 돌아와서 더 잘 보이는 사진으로도 남겨놓았다. 확실히 서른 넘어서부터는 화장한 얼굴과 쌩얼의 갭이 훨씬 심해진 것 같다. 화장이 필수 에티켓인 것... 송년 시즌 시작의 기록인데 좀 서글픈 현실인식으로 마무리... 모두들 따뜻하고 행복한 송년 시즌 되시기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