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내놔도 손색없을 동네의 빵 맛집 by 꿀우유

리뉴얼 오픈한 후에 런치가 가능한 카페 운영을 겸하게 된 동네 빵집의 정보를 작년 말에 알게 되어 몇 번이나 가보고 싶었지만 번번이 실패하다 드디어 성공했다! 다른 손님들이 올린, 사진도 포함된 블로그 포스팅 보고 가게 된건데 그 사이 정책이 바뀐건지 사진을 못찍게 하셔서 가게 사진들은 그냥 공식 페북의 사진들로 올려본다.


연말에 방문했을 때, 딱히 인터넷 공간에 공지도 없었는데 연말 런치는 예약손님만 받는다고 하셔서 그럼 빵이랑 커피만 테이블에서 먹고 갈 수 없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다른 손님과 담소중이시라;; 그냥 문전박대 당하는 기분으로 돌아나왔었다. 저 맛나보이는 빵들을 두고...


어지간해서는 다시 안갔을테지만 그래도 저 빵들이 어른거려 1월에도 전화를 한 번 했었는데 그 날은 또 빵이 거의 소진되었다고 런치 이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못갔었다.


이번에는 아예 오픈시간에 전화를 했는데 11:30-12:00 정도부터 이용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11:30이면 11:30이고 12:00면 12:00지... 싶었지만 빵 구워지는 시간 때문이라고 설명하시길래 그냥 좀 기다려도 괜찮다 하고 11:30 정도에 가게에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런치메뉴는 모듬빵플레이트랑 샌드위치 플레이트가 있어서 하나씩 주문했다. 모듬빵플레이트는 식사빵 3종과 샐러드, 각종 야채요리들, 그리고 스프 같은 따뜻한 요리 하나가 접시 한가득 먹음직스럽게 담겨나왔다.


샌드위치 런치는 야채속이 듬뿍 든 샌드위치와 역시 샐러드, 각종 야채요리들로 푸짐한 원플레이트 메뉴이다. 두 메뉴의 사이드 야채가 거의 중복되는 느낌이긴 하지만 살짝 다른 종류가 섞여있고 모듬플레이트의 스프는 빵만큼나 인상적으로 맛이 있어서 남편과 거의 감동의 도가니탕에서 허우적대다시피 한 식사시간이었다. 런치가 실현되기까지 겪은 바로는 분명 이 동네에서 가장 안친절한 가게였지만 한입 맛보는 순간 욕쟁이할머니 맛집에 수긍하게 되듯 그냥 고개가 끄덕여지며 아무리 불친절해도 이 집은 가능한 한 자주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블로그에 올릴 사진들을 구글링해보니 도쿄의 빵 장인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보도된 적도 있는 모양이었다. 사용하는 야채들은 다 부모님께서 직접 재배하고 계시다고. 내 기억을 더듬어 도쿄의 맛있다는 빵집들과 견줘봐도 이모저모 다 전혀 빠지지 않는 느낌이다. 만일 도쿄였다면 늘 대기인원이 있거나 걸핏하면 빵이 떨어져 빈손으로 돌아서거나 했을 것 같다. 또 내가 도쿄에 살았다면 이 집에 와보고 싶었을텐데 이런 시골에 있다는 사실에 엄청 아쉬워했을 것 같다.


맛은 두말 할 것도 없는데다, 이런 풍의 빵들을 판매하는 다른 빵집들과 비교해 가격마저 착해서 빵 네 개를 골랐는데 천엔도 안하는 거... 한국 사는 지인이 삼청동 유명빵집에서 빵 세 개를 골랐더니 2만원돈이 나왔다는 이야기로 한국 물가에 대한 푸념을 했었는데 물론 빵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가격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아마 내가 고른 빵들을 이 동네 다른 집들에서 샀다면 못해도 1.2~1.5배는 했을 것 같다.


그렇게 사온 빵들로 차린 아침상. 이것저것 다 꺼내놓았지만 사실 빵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어서 버터도 오일도 잼도 필요없었다. 남편 왈 집가까이 이런 맛있는 빵집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때론 나때문에 빵섭취가 너무 잦은 것 같다고 쌀밥을 그리워하는 우리 남편이 이런 말을 할 정도니 진짜 욕쟁이할머니가 욕을 하는 빵집이어도 어찌 가지 않을 수 있을까 ㅎㅎ








덧글

  • zeitgeist 2018/02/11 05:52 #

    모듬빵 플레이트 완전히 제 스타일입니다. 발효종바게트에 올려먹는 내용물 레시피를 알고 싶네요.^^ 이런 작은 규모 빵집이 서울에도 많이 생기고는 있는데 테이크아웃 전문이거나 메뉴가 다양하진 않아서 저런 브런치 스타일은 제 주변에는 없습니다.
  • 꿀우유 2018/02/12 22:18 #

    빵 자체도, 곁들인 야채들도 다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대략 당근무침;; 각종 야채를 섞은 으깬 고구마, 콩샐러드 같은 것들이었고 붉은 것은 인도카레루 소스의 콩버무림? 이었구요- 저희 동네에도 이런 가게는 잘 없어서 그냥 존재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에요...
  • 가녀린 맘모스 2018/02/12 01:31 #

    보기만 해도 행복해질 것 같아요! 저도 집 근처에 정말 맛있는 빵집이 생기고 나서는 삶의 질이 1 정도 높아진 느낌이에요... (비싸서 자주 못 가지만요...) 근데 저렴하기까지 하다니 꿀우유님 완전 행복하시겠어요♡
  • 꿀우유 2018/02/12 22:23 #

    집 근처에 맛있는 빵집이 생기셨다니, 먹는 즐거움이 늘어나셨겠어요- 이런 빵들은 진짜 부르는게 값인 느낌이에요 ㄷㄷㄷ 맛있는 빵이 저렴해서 좋긴 한데, 먹는 양을 자제도 해야해서 한편으론 괴로워요 ^ ^;;
  • 이요 2018/02/14 11:35 #

    아...맛있겠다...츄릅.
  • 꿀우유 2018/02/14 22:21 #

    이런 빵집이 더 많아짐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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