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일 기념 벚꽃구경 by 꿀우유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낮동안은 맑음이라 해서 개인적으로 손꼽는 벚꽃 스팟 3대장을 다 찍고 올 예정이었는데 흐려... 흐리고 추워... 
흐린 날에도 벚꽃은 예뻐서 다행.
나카메구로는 대략 이런 상태. 
아들이랑 기념사진도 남기고, 이만하면 됐다. 춥고 흐려서 벚꽃 구경은 여기까지만.
아들 간식 사러 들른 슈퍼에서 발견한, 우리 동네에서는 못보던 교토산 고구마가 있어서 사봤다. 이런 포장으로 군고구마를 파는건 처음봤다. 역시 도쿄는 다르군 하고 느끼는 시골사람...
사실 나카메구로에서도 운동복 입고 운동하는 분들, 특히 저런 몸에 운동을 뭐하러 해? 혹은 운동하니까 저런 몸인가보다 싶은 예쁜 몸매의 소유자들께서 운동복마저도 너무나 세련되었는데 막 커피까지 한 잔 들고 다니는 모습이 근사하다고도 느낀 나는 시골사람 ㅋㅋㅋ
하라주쿠-오모테산도로 옮겨 점심 챙겨먹기. 동네보다 찾아먹기 훨씬 수월한 현미자연식. 원래 검색해서 가려던 식당 오픈 10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려는데 길 건너에도 같은 메뉴 파는 카페가 있어서 낼름 자리잡았는데 시크해보이시는 스탭분께서 아기 장난감도 갖다주시고 음식 맛도 너무 좋고 공부가 되었다. 파리 갔을 때 흔히 보이던 Bio 컨셉이라 괜히 6월로 예정된 여행 생각도 나고- 사실 아들과 둘이 컴팩트한 짐만 꾸려 시간을 보내보기로 한건 그 예행연습이라고 할까- 아들 데리고 백팩 하나에 짐 다 때려넣고 다녀본건 처음!  
현미밥이랑 고구마와 톳을 재료로 만든 고로케를 아들도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선 하라주쿠의 골목에서 다시 만난 벚꽃들. 눈앞 가득 핀 벚꽃도 아름다웠지만 기대 없던 골목에서 마주친 한 그루가 반갑기도 그래서 또 예쁘기도 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부터 졸려하던 아들이 배까지 부르자 낮잠에 빠져들었다. 황급히 가장 가까운 카페로 뛰어들어야 했다 ㅋㅋ 왼편에 보이던 랄프로렌 카페에서 주문한 이것은 흡사 이마카페의 사발커피를 생각나게 하는 카페라떼... 가 아닌 플랫 화이트. 아메리칸 사이즈인가요... 근 이십일만에 마시는 커피, 그리고 우유였다. 바로 전날 점심, 스시나 먹으러 갔음 좋겠다~ 라고 뱉은 내 한 마디에 남편이 스시집으로 차를 돌렸는데 또 난 언제나 먹던 메뉴들을 주문해버려서... 그냥 맛있게 먹자! 하고 엉겁결에 식단을 끝내게 되었지만 집에서는 여전히 먹던 음식들로 대부분 먹고 있다.
카페에서 푹 쉬고 옮겨간 곳은 긴자. 매번 긴자는 꼭 들르는 것 같은 난 역시 옛날사람 ㅋㅋ
예쁜 것들 잔뜩 발견했지만 돌끝맘인 내게 더이상 예쁜 새 옷을 사야 할 이유는 없는 듯... 또 언제나 여행을 앞두고 있을 땐 뭐 하나를 사더라도 여행지에서 사겠다며 유난히 지갑을 굳게 닫고 있는 편이기도 하다. 사실 여행지에서도 내 껀 딱히 살게 없고 작년에 입던 옷들은 대부분 작아졌을 아들의 여름옷이나 살 생각이지만 ㅎㅎ
우리 동네엔 입고되지 않는 각종 콜라보 상품들 전부 망라하고 있는 긴자 유니클로 구경하고, 긴자식스 베이비룸에서 아들 간식 주고, 일 마치고 온 남편과 퇴근시간 되기 전 한산한 전차로 돌아가자고 아직 해 있는 오후에 귀가중. 힘든 포인트가 없었던건 아니지만 잘 놀고 잘 먹어준 걸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아들과의 봄나들이는 성공적이었던 걸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