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도쿄 by 꿀우유

미리 사놓은 차표가 있어서 6월말까지 도쿄로 리프레시 데이를 한 번 가지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아침 먹다가 “나 오늘 갈래!” 하고 정한 도쿄행 ㅋㅋ
요즘 주 1-2회 정도 아들이 보육원에 가서 있다 오는데 마침 아들 맡기는 날이라 우리끼리 어디 갈까, 아들 데리고는 해먹기 힘든 샤브샤브를 해먹을까 생각하다가 예보에서 확인한 선선하고 걷기 좋은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그래서 아들 보육원 데려다주고 나는 전철역으로.
도쿄까지는 아침먹고 아들 등원준비 하고 나 시내 나가는 준비 하면서도 백팩에 챙겨넣은 소설 읽으며, 아침이 좀 부실했던 탓에 환승역 매점에서 산 감자칩 먹으며 ;; 그렇게 도착.
도쿄 첫 방문지는 요요기 우에하라. 내리자마자 애들 용품 상점이 있어서 잠시 구경하고...
내가 잘 안사는(그닥 안좋아하는) 브랜드들이라 그냥 구경만.


점심 먹으러 카타네 베이커리의 카페에. 빵은 줄서서 사시고들 있었지만 카페는 그리 붐비지 않았다.


돌아다니면서 다른 것도 먹을 수 있게 좀 덜 나올 것 같은 a 세트로.
신 맛이 특징인 양배추 베이컨 스프와 빵. 스프의 레시피가 궁금. 양배추절임을 숙성시키거나 한 것일까?


메인은 콩이 든 고로케 플레이트. 적양배추랑 포크로 납작하게 부순 고로케를 저 공갈빵 같은데 넣어서 먹었다 ㅎㅎ


디저트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스스로는 사먹지 않는 ㅋㅋ 커피젤리와 세트 음료로 고른 아이스라떼. 아침에 집에서 따뜻한 라떼를 만들었지만 바쁘게 준비하느라 반 정도 남기고 나왔...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아이스라떼와 다른 맛이라 반가웠다. 우유 맛인지 달콤함이 느껴졌다. 다른 곳에서 먹던 것보다 탱글탱글한 커피젤리도 맛있게 잘 먹었다.


카타네 베이커리의 아랫층에 있고, 6월에 세미나 참석차, 7월에 여름휴가로 정기휴무 외에 영업 않는 날이 있다고 한다. 도쿄 놀러가시는 분들 잘 들르시는 것 같길래 써봄...


아침에 토스트 해먹을 시골빵과 남편이 좋아하는 크로캉을 사서 나옴.


바로 이웃하고 있는 문구 잡화점도 재밌게 구경. 하지만 요즘은 지갑을 철저히 단속중. 모든 쇼핑은 열흘 후 여행지에서 하기로 한다. (총알은 있고??)


걷다가 발견한 어느 병원의 벤치.  다니면서 여기저기 핀 수국을 실컷 본 느낌. 그래도 아들이랑 제대로 구경 함 갈 생각.


하라주쿠로 옮겨 여행지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 선물 하나 사고 걷다 타피오카티 가게의 시음 한 컵 받아마심. 시음인데 양도 많고 맛있었다.


남편에게 아들 픽업을 맡긴 것은 처음이라 급한 맘에 아이메시지의 디지털 터치로 요래 설명을 보냄 ;;


픽업 시간이 다가와 주고받은 톡. ㅋㅋ


나는 슬슬 귀가를 준비. 안들르면 섭섭한 긴자에서 여름 한정 캡슐을 한 줄씩 사고, 무인양품에도 가봤는데 사람 구경만 하고 금방 나왔다 ;; 긴자점 한정상품 같은게 있는지? 있다 해도 내가 굳이 살지 어쩔지 몰라서...


집에 가는 특급열차 타러. 시골에서 나온 티 내며 한 장. 예보는 흐림이었는데 이만큼 맑아졌다. 맑아지면 걷기 덥다고 툴툴, 흐리고 쌀쌀하면 실내에서 있을거라 걱정할 필요 없는데 굳이 아들걱정 하는 하루였다 ㅋㅋ


남편이는 무사히 픽업해서 커플샷 찍어 보고해줌 ㅋㅋ


혼자 유유히 다니면서도 유모차 끌고 있는, 혹은 아기띠 하고 있는 맘들에게 눈이 갔다. 엘리베이터를 찾아 굳이 우회하지 않고 아이가 탄 유모차를 번쩍 들어 계단도 불사하는 정도는 나도 가능하지만 아이 둘씩 데리고 다니는 맘들은 정말 대단하다고밖엔... 게다가 다들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보여... 나도 아들 데리고 다닐 때 표정 관리좀 해야지 ㅠ ㅠ
동네에서 맘들끼리 만날 때도 메이크업이 곧 에티켓인 일본 친구들이라 풀메이크업 하고 나오는 모습을 곧잘 보지만(부지런한 친구들은 머리도 말고 속눈썹도 붙이고...) 도쿄에서 보는 맘들은 100퍼센트 다 그렇진 않지만 많은 분들이 누구를 만나 어디를 가도 실례가 안될만한 차림까지 갖추고들 다니는 것 같다. 내가 너무 게으른 것일까... 육아하다보면 늘 남들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쿄에서 콧바람 쐰 포스팅의 결말이 뭐 이래 ㅋㅋ 그 그냥... 맘들 화이팅!! (나나 화이팅 ;;)